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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보고플때.. 등나무그늘아래서 - 안도현 길이 없다면 내 몸을 비틀어 너에게로 가리 세상의 모든 길은 뿌리부터 헝클어져 있는 것, 네 마음의 처마 끝에 닿을 때까지, 아아, 그리하여 너를 꽃피울 때까지 내 삶이 꼬이고 또 꼬여, 오장육부가 뒤틀려도 나는 나를 친친 감으리, 너에게로 가는 길이 없다면... 선암사 - 정호승​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고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로 가서 실컷 울어라해우소에 쭈그리고 앉아 울고 있으면, 죽은 소나무 뿌리가 기어다니고목어가 푸른 하늘을 날아다닌다풀잎들이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아주고, 새들이 가슴 속으로 날아와 종소리를 울린다눈물이 나면 걸어서라도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 앞, 등 굽은 소나무에 기대어 통곡하라 2025. 4. 20.
어떤 기억 홍익인간(弘益人間) 널리 인간세상을 이롭게 한다. 재세이화(在世理化) 세상에 있으면서 이치에 따라 다스리고 교화한다.아마도 이 짧은 글이 대한국인의 정체성인 듯.. 이화 하니까 생각이 나네요.이화(梨花)에 월백(月白)하고 은한(銀漢)이 삼경(三更)인데일지춘심(一枝春心)을 자규(子規)야 알랴마는다정(多情)도 병인양하여 잠못들어 하노라.배나무꽃에 하얀 달빛이 내리고 은하수 가득한 깊은 밤에나뭇가지에 어린 봄 같은 내 마음을 소쩍새야 네가 알겠냐마는정이 많은 마음도 병인 모양인지 잠들 수가 없구나. 이조년(李兆年, 1269~1343)은 고려 후기의 학자이자 문신이다. 호는 매운 당(梅雲堂).꼬리에 꼬리를 무는 상념 속에서 한수 더 나아가 봅니다. 한산섬 달 밝은 밤에 수루(戍樓)에 홀로 앉아 한산섬 .. 2025. 4. 20.
(7) 내가 좋아하는 "이" 사랑과 인연“내가 너를 사랑한다는 말은, 내가 너를 기다리고 있다는 뜻이다. 언제나, 끝없이.” (출처: 사랑의 단상 - “기다림”장) 이 문장은 사랑하는 이와의 인연이 단순한 만남을 넘어, 기다림과 헌신으로 이어지는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 바르트는 사랑을 일반적인 소유가 아닌, 상대를 위한 시간과 공간의 헌납으로 바라보고 있다. 위 글은 사랑의 본질을, 간결하면서도 시적으로 담아내며, 읽는 이로 하여금, 자신의 사랑과 인연을 돌아보게 한다. “그녀는 나의 전부였고, 이제 그녀는 어디에도 없다.” 에서는, 상실의 아픔을, “나는 슬퍼하는 것이다.” 는 솔직한 슬픔을 담아 독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다. 바르트는 사랑을 강렬한 기쁨과 동시에, 취약함과 위험을 동반한 경험으로 생각한다. “사랑에 빠진다.. 2025. 4. 19.
(6) 내가 좋아하는 "이" 인연의 힘“사람은 혼자서는 빛날 수 없다. 코트위에서, 혹은 삶의 길 위에서, 우리는 누군가와 마주친다. 그 만남은 우연 같지만, 사실은 운명이다. 강백호가 농구를 사랑하게 된것도, 무사시가 검을 내려놓고 자신을 돌아 본 것도, 모두 누군가와의 인연덕분이다. 한사람의 열정이 다른이를 깨우고, 그들의 땀과 눈물이 서로를 이어준다. 인연은 우리를 바꾸고, 더 큰 세상으로 이끈다. 당신의 곁에 있는 그 사람, 그 순간이 바로 인연이다.” ​일본 문화에서 "인연"은 불교적 세계관과 연결되며, 모든 만남에는 의미가 있다는 철학을 반영한다. 백석, 한용운, 다케히코 등, 각기 다른 방식으로 이 개념( 만남, 사랑, 인연, 운명과 숙명)을 작품속에 녹여 내고 있다. 개인의 열정과 성장, 공동체와 애민에 대한 사랑.. 2025. 4. 19.
(5) 내가 좋아하는 "이" 님의 침묵 - 한용운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세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아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 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을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으로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 2025. 4. 19.
(4) 내가 좋아하는 "이" 알수 없어요 – 한용운바람도 없는 공중에 수직(垂直)의 파문을 내이며 고요히 떨어지는 오동잎은 누구의 발자취입니까. 지리한 장마 끝에 서풍에 몰려가는 무서운 검은 구름의 터진 틈으로 언뜻언뜻 보이는 푸른 하늘은 누구의 얼굴입니까. 꽃도 없는 깊은 나무에 푸른 이끼를 거쳐서 옛 탑(塔) 위의 고요한 하늘을 스치는 알 수 없는 향기는 누구의 입김입니까. 근원은 알지도 못할 곳에서 나서 돌뿌리를 울리고 가늘게 흐르는 작은 시내는 구비구비 누구의 노래입니까. 연꽃 같은 발꿈치로 가이 없는 바다를 밟고 옥 같은 손으로 끝없는 하늘을 만지면서 떨어지는 해를 곱게 단장하는 저녁놀은 누구의 시(詩)입니까. 타고 남은 재가 다시 기름이 됩니다. 그칠 줄을 모르고 타는 나의 가슴은 누구의 밤을 지키는 약한 등불입니까. 2025. 4.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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