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가 보고플때..
등나무그늘아래서 - 안도현 길이 없다면 내 몸을 비틀어 너에게로 가리 세상의 모든 길은 뿌리부터 헝클어져 있는 것, 네 마음의 처마 끝에 닿을 때까지, 아아, 그리하여 너를 꽃피울 때까지 내 삶이 꼬이고 또 꼬여, 오장육부가 뒤틀려도 나는 나를 친친 감으리, 너에게로 가는 길이 없다면... 선암사 - 정호승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고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로 가서 실컷 울어라해우소에 쭈그리고 앉아 울고 있으면, 죽은 소나무 뿌리가 기어다니고목어가 푸른 하늘을 날아다닌다풀잎들이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아주고, 새들이 가슴 속으로 날아와 종소리를 울린다눈물이 나면 걸어서라도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 앞, 등 굽은 소나무에 기대어 통곡하라
2025. 4. 20.
(6) 내가 좋아하는 "이"
인연의 힘“사람은 혼자서는 빛날 수 없다. 코트위에서, 혹은 삶의 길 위에서, 우리는 누군가와 마주친다. 그 만남은 우연 같지만, 사실은 운명이다. 강백호가 농구를 사랑하게 된것도, 무사시가 검을 내려놓고 자신을 돌아 본 것도, 모두 누군가와의 인연덕분이다. 한사람의 열정이 다른이를 깨우고, 그들의 땀과 눈물이 서로를 이어준다. 인연은 우리를 바꾸고, 더 큰 세상으로 이끈다. 당신의 곁에 있는 그 사람, 그 순간이 바로 인연이다.” 일본 문화에서 "인연"은 불교적 세계관과 연결되며, 모든 만남에는 의미가 있다는 철학을 반영한다. 백석, 한용운, 다케히코 등, 각기 다른 방식으로 이 개념( 만남, 사랑, 인연, 운명과 숙명)을 작품속에 녹여 내고 있다. 개인의 열정과 성장, 공동체와 애민에 대한 사랑..
2025. 4. 19.
(3) 내가 좋아하는 "이"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 방 - 백석어느 사이에 나는 아내도 없고, 또, 아내와 같이 살던 집도 없어지고, 그리고 살뜰한 부모며 동생들과도 멀리 떨어져서 그 어느 바람 세인 쓸쓸한 거리 끝에 헤매이었다. 바로 날도 저물어서, 바람은 더욱 세게 불고, 추위는 점점 더해 오는데, 나는 어느 목수(木手)네 집 헌 삿을 깐, 한 방에 들어서 쥔을 붙이었다. 이리하여 나는 이 습내 나는 춥고, 누긋한 방에서, 낮이나 밤이나 나는 나 혼자도 너무 많은 것같이 생각하며, 딜옹배기에 북덕불이라도 담겨 오면, 이것을 안고 손을 쬐며 재 우에 뜻 없이 글자를 쓰기도 하며, 또 문 밖에 나가지도 않구 자리에 누워서, 머리에 손깍지 벼개를 하고 굴기도 하면서, 나는 내 슬픔이며 어리석음이며를 소처럼 연하여 쌔김질하는 것이었다. ..
2025. 4.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