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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보고플때..

by 사색 공감 2025. 4. 20.

 

 

등나무그늘아래서 - 안도현

 

길이 없다면 내 몸을 비틀어 너에게로 가리

세상의 모든 길은 뿌리부터 헝클어져 있는 것,

네 마음의 처마 끝에 닿을 때까지, 아아, 그리하여 너를 꽃피울 때까지

내 삶이 꼬이고 또 꼬여, 오장육부가 뒤틀려도

나는 나를 친친 감으리, 너에게로 가는 길이 없다면...

 

 

 

선암사 -  정호승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고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로 가서 실컷 울어라

해우소에 쭈그리고 앉아 울고 있으면, 죽은 소나무 뿌리가 기어다니고

목어가 푸른 하늘을 날아다닌다

풀잎들이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아주고, 새들이 가슴 속으로 날아와 종소리를 울린다

눈물이 나면 걸어서라도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 앞, 등 굽은 소나무에 기대어 통곡하라

 

Agnes Baltsa - To Treno Fevgi Stis Okto.mp3
3.71MB